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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토/하시마다]Cineraria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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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다.

   

 

선생은 박수를 치며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말없이 자리에 앉았다. 선생의 시선이 아직내게 머물러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눈을 감고 빨리 수업이 끝나기를 바랐다. 다른 지문 풀이를 몇 번 거치고 나서야 마침내 수업을 마치는 종이 울렸고, 선생은 교재를 챙겨들고 교실 밖으로 나갔다. 나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책상에 엎어졌다. 눈이 뻑뻑했다. 시선을 올려 반을 둘러보니 이미 교실에 남아있는 학생은 나밖에 없었다. 시계는 12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점심시간인가......나는 다시 책상에 엎드렸다.

 

밥을 굶는 짓 따위는 애초부터 하지 않았다. 식사를 거르면 체력은 떨어지게 되어 있었다. 체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생활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었다. 안 그래도 몸을 너무 혹사시키는 탓에, 적어도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제대로 된 밥을 먹어야 했다. 그런 식사로는 학교 급식만한 게 없었다. 식비로 나가는 돈이 아깝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 정도의 가치는 있었다.

 

하지만 지금 식당으로 가고 싶지는 않았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학생들이 몰려들 것이 뻔했고, 북적북적한데다 시끄럽기까지 할 장소에 굳이 일찍 가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식당에 가는 시간은 보통 거의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그 때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었다.

게속 엎드려 있자니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이대로 자버리기라도 한다면 분명 종례가 끝날 때까지 잠에 빠져 있을 것이다. 나는 몸을 일으켜 머리를 세게 흔들었다. 여전히 나른한 느낌은 가시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이번 학생회장된 사람 누구였지?

   

 

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결국 졸음을 쫓으려면 걸어다닐 수밖에 없겠다 싶어 운동장 근처를 돌아다니고 있던 참이었다. 2학년으로 보이는 두 명의 남학생이 구석에서 담배를 피우며 이야기하고 있었다.

   

 

몰라......보나마나 센쥬일걸.

센쥬? 그 녀석이? 설마......

그 센쥬 말고 그 녀석 형 말이야. 왜 있잖아, 그 센쥬 하시라마!

   

 

센쥬......하시라마?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아아~ 그 녀석 형이었구나. 난 또 어느 병신이 토비라마 새끼를 뽑나 했지.

어이어이, 아무리 지난번에 깨졌다곤 하지만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게다가 그 자식은 1학년이잖아.

   

 

깨졌다......라. 이 녀석들, 그런 쪽이었나. 녀석들은 자기들 목소리가 큰 줄도 모르고 열심히 그 토비라마라는 녀석에 대해 험담을 하고 있었다. 금방 대화에 흥미가 가신 나는 발걸음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고 했다.

   

 

그런데, 우치하 녀석 말이야.

 

 

나는 갑자기 튀어나온 내 이름에 멈칫했다. 나로 화제를 돌린 녀석은 뭔가 수상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우치하......그 샌님 말이야? 선생들이 요즘  알랑거린다는 그 녀석?

어. 

그 녀석이 왜?

 

 

가슴의 고동이, 서서히 빨라지고 있었다. 내 이름을 꺼낸 녀석은 턱을 만지작거리며 확신하는 어조로 중얼거렸다.

 

 

그 녀석......뭔가 있어.

......뭐?

그 녀석 그냥 범생이가 아니라니까?

 

 

그 말에 다른 녀석은 콧방귀를 끼며 대꾸했다.

 

 

......있긴 뭐가 있어? 어디서 또 헛소리 듣고 왔구만. 정신 차려, 임마.

닥치고 들어봐, 이 새끼야! 내가 장담하는데, 너 이거 들으면 놀라 자빠질거다.  

 

 

나는 굳어버린 채 벽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그 녀석은 주변을 힐긋힐긋 둘러보더니 목소리를 낮추면서 말했다.  

 

 

실은 내가 얼마 전에 알던 녀석한테 그 녀석 이야길 들었거든.

누군데?

그 녀석 있잖아, 왜 이름이 기억이 안 나냐 갑자기......암튼, 그래! 로쿠도 중학교 나온 녀석 있었잖아.

   

 

쿵, 가슴이 내려앉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로쿠도.

 

   

로쿠도? 야, 거기는......

그래, 완전 거친 놈들 많기로 유명한 데 말이야. 너도 들은 적 있잖아?

우치하가......그 녀석이, 로쿠도를 나왔다고?

 

 

말들 듣던 녀석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되물었다.

 

 

그렇다니까. 그 녀석이 틀림없대. 

미친......대박인데?

근데 그게 문제가 아냐......그 녀석 말로는, 학교에서 그 녀석 이름을 모르는 녀석이 없었다더라. 허구헌날 싸움질만 하고 다녀서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없었대.

와.....씨발. 그 녀석이? 역시 사람은 겉만 보고는 모르는군. 나 그 녀석 반에 있는 줄도 몰랐었는데.

   

 

나는 손이 떨려오는 것을 느꼈다. 왼쪽 가슴이, 터질 듯이 빠르게 박동치고 있었다.

   

 

아직 안 끝났어. 들어봐, 이게 진짜 쩌니까. 그 녀석 그래도 졸업하기 전까지는 큰 사고 안 쳤던 모양이던데, 1년 전인가에 제대로 사고 쳤대.

사고? 누구 병원이라도 보냈냐?

그래! 다섯 명을 완전히 죽사발로 만들어 놨댄다. 그것도 병원에서 며칠 보내고 끝나는 정도가 아니라 진짜 죽일 뻔했다더라. 그 녀석 말로는......

   

 

 

나는 더 이상 듣지 못하고 교실이 있는 방향으로 뛰었다. 제기랄.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는 욕밖에 없었다. 빌어먹을. 젠장. 제기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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