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커플링 없음

가볍게 써본 단편입니다. 남궁민 배우, 오정세 배우 연기합이 아주 좋네요 케미 개꿀 똑똑, 노크 소리에 경민은 들어와요, 라고 말했다. 익숙한 숨죽인 발소리 대신 들린 것은 전동 휠체어가 굴러가는 소리였다. 가만히 고개를 드니 어딘지 익숙한, 하지만 다른 느낌으로 단정한 얼굴이 자신을 긴장한 듯 쳐다보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역시 꼭 말씀드려야 할...

커플링 없음(?)

코난도 참 좋아했었죠. 복습 안하고 써서 원작과 설정충돌 있을 수 있습니다. 신이치랑 키드(카이토)는 베이스가 같아서 그런가 되게 잘 어울리더라구요. 원작에서도 그런 감이 있지만 극장판에서 굉장히 잘 노는 두 사람..... 쿠도 신이치가 원래의 몸으로 돌아온 것은, 반쯤 도박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리고 반쯤은 성공했다. 시호는 아직 결과를 단정짓기엔 이르다...

“미도리야 이즈쿠.” 제법 쌀쌀해진 밤공기와 금요일의 술집들이 그렇듯 눈이 아프게 번쩍이던 초록색과 붉은색의 네온사인. 새벽에서 밤이 넘어가는 시간에 어렴풋이 드러났던 얼굴이 떠오른다. 뭔가 말하려던 그 입을, 자신도 모르게 손으로 막았다. 평소보다 사납게 일그러졌던 눈매라든가, 제 손목을 거칠게 붙잡던 손이라든가, 드물게 꾹 깨물려 더욱 붉어져 있던 입술...

소나기 내리는 어느 날에

진짜 얼마만에 쓰는 글인지ㅠ 짧습니다; 알게 모르게 썸타는 중인 꽈장님과 이사님:) 아침엔 거짓말처럼 맑았던 하늘이 오후부터 꾸물꾸물 흐려지더니 기어이 추적추적 물줄기를 뿌리기 시작했다. 점심시간 끝물에 느지막히 회사로 돌아오던 율은 난데없이 쏟아지는 비에 급한 대로 근처 편의점으로 피했다. 물 빠진 생쥐꼴이 되는 것은 면했지만 깔끔하게 올려져 있던 머리는...

북유럽 신화를 참조한 토르로키

로키는 옷자락을 잡아끄는 작은 손길을 느끼고 아이를 조심스레 끌어올려 가슴에 안았다. 아이는 까르르 웃으며 로키의 목덜미를 꼭 끌어안았다. 로키는 자신의 모습이 이곳의 수녀들에 비해 어색하기 그지없다고 생각하면서 작게 한숨을 쉬었다. 아이를 낳은 이후 로키는 계속 이곳에 머물고 있었다. 돌아갈 곳이라면 있었지만 어쩐지 기분이 내키지 않았던 탓이었다. 집의 ...

북유럽 신화를 참조한 토르로키

어린 시절, 토르는 커다란 궁궐 안을 탐험하기를 좋아했다. 궁은 마치 미로와도 같았다. 방 안에는 또 다른 방이 여기저기 숨겨져 있었고, 다 안다고 생각했던 장소를 뒤지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장소를 발견하곤 했다. 그럴 때는 항상 로키도 함께였다. 로키는 숨겨진 통로나 방을 찾아내는 데 있어서는 전문가였다. 로키가 작은 손으로 벽을 어떻게 더듬거나 마법을 ...

북유럽 신화를 참조한 토르로키

프리가는 꿈을 꾸었다. 그 꿈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어렸을 때의 그 아이가 자신의 눈앞에 나타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어린 로키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담겨 있었다. 아이는 프리가에게 자신을 따라오라는 듯이 손짓했다. 프리가는 언제나 그랬듯이 아이의 뒤를 따랐다. 아이의 뒤를 따라가다 보면 그 자리에 서서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은 이제는 다 자라버린, 외로운...

북유럽 신화를 참조한 토르로키

이름을 알려줘. 하얗게 녹아버린 시야와 가쁜 숨 사이로 나지막한 목소리가 울렸다. ……로키. 울음과 신음소리로 쉬어버린 음성은 가늘었다. 로키는 희미해져가는 의식 속에 그가 그의 이름을 귓가에 속삭이는 소리를 들었다. 스바딜파리. 로키는 시간의 흐름을 잘 느끼지 못했다. 눈을 뜨면 옆에는 스바딜파리가 있었고, 변하는 것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의 차이뿐이...

북유럽 신화를 참조한 토르로키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로키의 말에 남자는 그런 질문을 따로 할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랜만에 본 밖의 풍경은 로키에게 어느 것이나 새롭기만 할 뿐이었다. 천 년을 넘게 살아온 자신의 입장에서는 눈 깜빡일 만한 시간도 되지 않을 텐데도 남자의 집 안에서 망연자실한 채 지냈던 시간은 매우 긴 것처럼 느껴졌다. 로키는 어느새 달려가다시피 걸어가고 있는 자...

북유럽신화를 참조한 토르로키

이름이 뭐지? 소파 위에 앉아 있는 로키에게 남자가 물었다. 로키는 대답 없이 시선을 남자에게 한 번 올리기만 했다. 남자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하고는 다시 일에 몰두했다. 남자의 수첩에는 숫자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로키는 그런 남자를 빤히 쳐다보았다. 거칠지만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 금발이 인상적이었다. 머리카락을 닮아 금빛을 띠는 ...

평화로워서 좋구만. 판드랄이 술을 들이키며 유쾌하게 말했다. 옆에 앉아있던 시프와 호군도 동의하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스가르드는 변함없이 문제가 없었다. 사소한 문제도 일어나지 않았고, 남은 일이 있다면 토르가 오딘으로부터 정식으로 왕위를 물려받는 것 뿐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좋은 일 중에서도 아주 좋은 일이었다. 토르의 네 친구는 그들만의 조촐한 연회를...

북유럽 신화를 참조한 토르로키

로키는 힘겹게 눈을 떴다. 그때부터 얼마나 시간이 흐른 걸까? 일일이 생각하는 것도 귀찮을 정도로 몸은 무거웠고 사정없이 짓눌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지금 자신은 어디에 있고 어떤 상태인 걸까. 일어서야 했지만 신체는 말을 듣지 않았다. 사실 아무래도 좋았다. 로키는 그냥 이대로 눈을 감고 자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잠이 들 수 없었다. 무의식 속의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