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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토/하시마다]염향(染香) 二十八






二十八

 

 


“그럼, 살펴 가십시오.”

 


토비라마는 고개를 끄덕여보이고는 관저로 발걸음을 돌렸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그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생각보다 방어가 더 단단하군요.”

 


입을 다물고 있던 마다라가 한 마디 했다. 토비라마는 미간을 찡그렸다. 그는 방금 전 오오츠츠키 상단과의 면담을 끝내고 나오는 길이었다.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공의 본의는 아닐지 모르나 이런 의심을 받는다는 것이 오오츠츠키 상단의 상단주로서는 매우 불쾌합니다. 선대부터 이어왔던 신뢰관계가 겨우 이 정도밖에는 되지 않는 것이었습니까?’

 


만만찮을 거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토비라마는 찌푸려진 미간을 손으로 꾹 눌렀다.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눈빛은 그야말로 사람 하나를 죽이고도 남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달의 눈』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추궁할 만한 증거는 아직까지 확보하지 못했기에 우회적인 질문으로 떠보는 수밖에 없었다. 사실 어렸을 때부터 천재로 이름났던 그에게 그런 방식의 차이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거였겠지만. 토비라마는 짜증스럽다는 듯이 담뱃대에 불을 붙였다. 역시, 물증을 잡아 눈앞에 들이대는 수밖에 없는 것인가.

 


“소문을 내는 건 어떻습니까?”

“안 돼. 제일 먼저 수사에 협력하겠다고 나선 상단을 의심한다는 게 알려지면 이쪽의 입장이 난처해진다. 게다가 그 오오츠츠키 카구야의 상단이다. 그만한 것으로는 끄떡도 하지 않을 것이다.”

“눈 앞에서 범법을 저지르는데도 하옥할 수 없다니, 그 명성이란 것도 참으로 대단하군요.”

 


마다라가 빈정대는 어조로 말했다. 오오츠츠키 상단에 대한 수는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 불의 나라에서 가장 큰 상단임은 물론이거니와 고위층들에게도 높은 신뢰를 받으며 정기적인 거래를 하고 있는 곳이었다. 또한 상단을 이끌고 있는 오오츠츠키 가문 역시 이례적으로 변변찮은 중인 가문이 아닌 불의 나라에서 손꼽히는 명문가였다. 토비라마 입장에서는 귀찮은 것을 넘어 성가시기 짝이 없는 사실이었지만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확실히 본 건가?”

“틀림없습니다.”

 


마다라가 조직과 연결된 마와시들을 미리 파악해둔 탓에 수사는 그리 난항을 겪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이 털어놓은 백아의 보관 장소로 들어갔을 때, 이미 대부분의 백아 자루는 옮겨진 후였다. 압수할 수 있었던 것은 소수에 불과했다. 분대 둘을 이끌고 사쿠라마치 주변을 철저히 감시하고 있던 마다라는 수상한 자들이 몇 번이고 수레에 무언가를 가득 실은 채 어딘가로 가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그 수레를 엄호하고 있던 것은 틀림없는 오오츠츠키의 사병이었다고 했다.

 


“용케 손을 안 댔군 그래.”

“당신이 귀찮아질테니까요. 당신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 제 쪽이 곤란해집니다.”

“신경써줘 고맙군.”

“......덕분에 기회가 더 늘어났으니 피차 손해는 없는 셈이지요.”

 


상습적인 인신매매를 벌인 배후를 『달의 눈』으로 지목한 이후에는 확실히 이전보다 상황이 나아져 있었다. 사쿠라마치에서 벌어졌던 상황에 대해 사신을 통해 간접적으로 항의가 몇 번 들어오긴 하였지만, 그게 다였다. 당연한 일이지. 토비라마는 피식 웃었다. 명분이 이쪽에 있는데다 불의 나라에서 범죄자로 낙인찍힌 이상 타국에서 그들을 옹호하는 행동을 취한다면 불의 나라와의 외교에서 마찰을 빚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협조보다는 방관이 훨씬 낫다. 게다가 남매를 팔아넘긴 상인 패거리들을 직접 취조한 결과 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특히 그 상인이라는 놈은 고문에도 꽤 버텼지만, 결국 말만 하면 살려준다는 달콤한 함정에 넘어가 자신이 알고 있는 간부들에 대한 정보를 털어놓았다.

 


“당신이 친히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을 텐데요. 귀하신 몸이잖습니까.”

“그러니 더 잘 할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은 안 드나? 자고로 위쪽에 있는 사람일수록 아랫것들을 밟는 데 익숙한 법이야.”

 


마다라는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 그를 응시하던 토비라마는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조금 찌푸렸다. 여전히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그였지만 이마에 식은땀이 맺혀 있는 것이 보였다. 최근 뜸해졌다길래 좋아진건가 했더니, 숨기고 있었을 뿐인가. 딱 한 번, 그의 맨몸을 보았을 때 복부에 새겨져 있던 붉은 자국이 기억났다. 결코 잊을 수 없을 것 같았던, 검디검은 증오에 먹혀버린 그 눈빛도. 이 년 전, 그를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

 


‘나와, 거래하지 않겠습니까?’

 


몸의 대부분을 면포로 감싸고 있던 청년은 검붉은 피를 뒤집어쓴 눈으로 그리 말했다.

 


‘『달의 눈』을 없애는 데 나를 어떤 식으로든 써도 좋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전부 그를 위해 쓰고, 그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를 모두 당신에게 알려주겠습니다. 사냥개로 부리든, 버림패로 쓰든 마음대로 하십시오. ......당신은 내게 한 가지만 약속해주면 됩니다.’

 

 

‘ㅡ한 남자를, 내 손으로 끝장낼 수 있게 해 주는 것.’

 


이 말을, 그에게 어떻게 전해야 할까. 그 상인이란 자는 자신이 오래 전부터 간부 중 한 명과 아는 사이였으며, 그의 얼굴도 똑똑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토비라마는 이 년 전, 마다라가 자신에게 보여주었던 초상화를 떠올렸다. 그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자신이 죽여야 할 남자의 얼굴과 이름뿐이었다. 그는 온전히 조직에 소속되어 있을 한 남자를 죽일 목적으로만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이 년 간, 조직을 끊임없이 파헤치고 부수는 와중에도 그 남자의 얼굴만을 찾았다.

 


“......쓸모는 있었습니까?”

 


토비라마는 자신도 모르게 흠칫하다 고개를 저었다. 그는 별로 놀랍지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죽음을 피하기 위해 뭐든 하려는 놈이 내뱉는 정보다. 즉석에서 지어낸 것이거나 터무니없는 것일 가능성도 있었다. 그는 적어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문득, 차라리 말하지 않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 한쪽이 불편하게 답답해져 왔다. 거래는 성립되었고 그는 약속을 지켰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조직은 여전히 건재하다. 그의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신은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 그가 무슨 짓을 벌일지는 짐작할 수 없었다. 위험한 가능성은 배제해야만 한다.

 


“놈들이 하마츠를 노리려 한다는 정보가 있다. 오오츠츠키를 감시하는 일은 이제까지처럼 시무라와 카가미에게 맡길 테니, 너는 그쪽에 집중하도록. 고토 놈이 뭔가 수상한 움직임을 보인다면, 바로 보고해라.”

 


토비라마는 말없이 발을 옮겼다. 약속은 지킬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

 

 

 










“쇼히ㅡ일어나요ㅡ!!”

“......”

“일ㅡ어ㅡ나ㅡ요ㅡ!!!”

“......”

“쇼히이이이ㅡ으헢, 으브브브브!!”

 


마다라는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잠을 잤는데도 몸은 여전히 나른했다.

 


“아야야야야야ㅡ아퐈여, 아퐈ㅡ!!”

“그 입 닥치기 전까지 이대로다.”

“으브브브.....”

 


그가 하는 말은 칼같이 지킨다는 것을 알고 있는 요우키는 힘겹게 입을 다물었다. 마다라는 그제서야 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요우키의 입을 놔주었다. 요우키는 벌겋게 달아오른 입을 만지며 울상을 지었다. 마다라는 대충 머리를 올려 묶으며 털끝만큼의 미안함도 없는 표정으로 요우키를 응시했다.

 


“......오늘 오오츠츠키 상단에서 하는 연회 참석여부 알아오래요.......”

 


요우키는 꿍얼거리는 말투로 그렇게 말한 후 고개를 푹 숙였다. 오오츠츠키라.......나가서 나쁠 것은 없지만, 귀찮다. 졸리고 나른하기까지 했다. 정말 귀찮다.

 


“오늘은 몸이 안 좋아서 못 나간다고 해라.”

“에ㅡ, 귀찮은 게 아니고요?”

“맞고 싶으냐?”

 


마다라는 도로 자리에 누워 이불을 올려 덮었다. 요우키가 꾸물꾸물 옆으로 다가오는 게 느껴졌다.

 


“......진짜 몸 안 좋은 거예요?”

“그렇다고 쳐라.”

 


이젠 대답하기도 귀찮다.

 


“......쇼히, 쇼히!”

“ㅡ왜.”

“쇼히 눈 밑이 거뭇거뭇해요. 얼굴색도 별로 안 좋고.......잠 못 잤어요? 진짜 아파요? 그런 거예요?”

 


요우키의 목소리가 걱정스럽게 변해 있었다. 마다라는 눈을 떠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까만 눈동자를 말없이 바라보았다. 그 애도, 이런 눈을 많이 했었는데.

 


“요즘 꿈자리가 사나워서 그런 것뿐이다. 빨리 오로치마루한테나 갔다 오거라.”

“......으, 응. 알았어요!”

 


요우키는 금방 돌아오겠다며 문을 열고 뛰어나갔다. 마다라는 다시 눈을 감고 픽 웃었다. 저 녀석을 보면 종종 그 아이, 이제는 없는 그 애가 떠오른다. 형, 형 거리며 언제나 자신에게 꼭 붙어있으려고 하던 그 애가 자신을 올려다보던 기억은 아직 새로웠지만, 신기하게도 전혀 낯설지 않았다.

마다라는 머리에 또다시 통증이 이는 것을 느끼고 미간을 찌푸리며 눈을 감았다. 몸이 안 좋다는 말이 거짓말은 아니었다. 최근 두통이 잦아지다 보니 숙면을 취하기가 힘들었다. 간신히 잠이 들면, 꿈을 꾸었다. 꿈은 둘 중 하나였다. 하나는 그 사람에 대한 것이었다. 그는 늘 예상하지 못했던 때에 꿈 속으로 들어오곤 했다. 그는 그저 지나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 사람을 불러낸 것은 자신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예전처럼 하루가 멀다 하고 자신을 찾아오지는 않았다. 요즘 들어 자신을 더욱 괴롭히는 것은 다른 꿈이었다. 늘 귀를 찢는 듯한 누군가의 비명소리로 끝나는 꿈. 아마도 자신이 잊어버린 기억에 대한 꿈일 것이었다. 자신은 이곳에 오기 전까지의 기억이 온전하지 않았다.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은 단 두 가지뿐이었다. 부모님의 죽음, 그리고 절규하는 듯한 비명소리. 스이센카야에 처음 들어왔을 당시, 자신은 이 외에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생각해보면 그 때 기억이라고 할 만한 것을 가지지 못했던 것이 자신에게는 나름대로의 운이었는지도 몰랐다. 그 때 자신은, 이곳에 적응하는 것만으로도 벅찼으니까. 매달릴 만한 과거가 있었더라면, 안심하고 미쳤을지도 모른다. 여기까지 오지는 못했을 것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자신은 어떻게든 살아남았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스스로도 그다지 관심은 없었다. 어차피 기억해낸다 한들 변하는 것은 없었을 것이니.

 


‘ㅡ형!’



하지만 그 날, 그 사람을 영원히 잃어버린 그 날에 자신은 동생의 존재를 기억해냈다. 이내 단편적인 장면들과 누구의 것일지 모를 음성들이 습격하듯이 자신을 공격해왔다. 느닷없이 떠오르는 기억들은 일부분에 불과했고 뒤죽박죽이었다. 기억나는 듯 싶다가도 사라져버릴 때도 많았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자신에겐 동생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 아이는 죽었다.

마다라는 문을 등진 채 새우처럼 몸을 웅크렸다. 몸은 지독히 피곤한데도, 졸음은 어느새 달아나 버렸다. 씨발, 마다라는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세차게 흘러 내려가는 강물 위로 작은 손이 보였었다. 그 손은 눈 깜짝할 사이에 시퍼런 물길에 덮여 사라져 버렸다. 강물은 그 아이를 집어삼키고도 아무렇지 않게 흘렀다. 그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가슴 위에 묵직한 돌덩이가 떨어진 것 같은 아픔이 느껴졌다. 마치 그게 당연하다는 듯이 눈에 차오르는 뜨거운 것에 자신도 모르게 놀랐다.

 


‘정말이지? 약속이야.' 

'형까지, 없어지면 안 돼......’

 


괴로워졌다. 마다라는 손 바로 옆에 놓여있던 검은 부채를 꽉 움켜쥐었다. 자신은 아마도 그리움이라는 놈 때문에 오래 살지 못할 것 같았다. 겨우 그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에 익숙해져가고 있었는데, 또다시 그리워할 사람이 늘고 만 것이다. 이제야 간신히 그 아이를 기억해냈는데, 그 아이는 이미 제 손에 닿을 수 없는 곳으로 가버렸다. 죽은 사람을 생각하는 것만큼 멍청한 일도 없을 것이건만. 하지만 생각하지 않으려 하면 할수록, 기억 속의 그 아이는 더욱 선명해졌다. 마다라는 손으로 눈을 감쌌다. 누구라도 좋으니 묻고 싶었다. 세상에 둘도 없는 얼간이같은 질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소용이 없었다. .......히스이, 당신은 아나요?

 


왜, 대체 왜.

 


ㅡ이토록 만나고 싶은데도 만날 수 없는 것인지.

 


순간 뼛속까지 모조리 태워버리는 듯한 격렬한 증오심이 마다라를 집어삼켰다. 눈에 보이는 누구든 죽여버리고 싶다는 강력한 충동이 머릿속을 점령했다. 마다라의 시선이 무의식적으로 방 안을 흩었다. 마치 찌를 만한 뭔가를 찾으려는 듯이. 하지만 유곽의 주인들은 공들여 다듬은 자신의 상품이 흠지는 것을 전혀 달가워하지 않았다. 사쿠라마치 유곽의 어떤 방에도 날카로운 날을 가진 것은 없었다. 유일하게 소지가 가능했던 면도칼조차, 얼마 전 한 유남이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방 안에 들이는 것이 금지되었다. 귀족 영애조차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한 방은 그 주인의 위치가 올라갈수록 더욱 아름답게 장식되었지만, 그는 마치 조소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리 아름다운 감옥에 살고 있으니, 너는 그 은혜에 감사하기라도 해야한다는 듯이. 좆까고 있네. 마다라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손에 쥐고 있던 경대를 힘껏 집어던졌다. 방 안을 장식하고 있는 등과 촛대, 자기들을 모조리 내동댕이치고 산산조각냈다. 옥으로 만든 벼루가 깨지고 수정구슬이 박살났다. 분명 거슬려야 할 소리임에도 전혀 그렇게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가슴 속의 응어리가 터져나가는 것 같아 시원했다. 하지만 마다라는 그것이 단지 일시적인 후련함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방 안이 아수라장이 되고 난 후에야, 마다라는 움직임을 멈췄다. 손에서 희미한 통증이 느껴졌다. 검붉은 피가 다다미와 금침을 물들였다.

 


......그, 남자.

 


꿈에서 그는 항상 끝자락에 나타났다. 기억나는 것은 그 얼굴의 흉터와 비틀리며 말려올라가는 입술뿐. 그 웃음은 늘 비명소리를 끌고다녔다. 마다라는 여전히 피가 뚝뚝 흘러내리고 있는 손을 꽉 쥐었다. 손바닥 안쪽이 욱신욱신 쓰려왔지만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마다라는 입술을 깨물었다. 엉망진창이 된 기억 속에서도, 그 남자는 쉬이 잊혀지지 않았다. 정확한 얼굴을 기억할 수 없음에도 그러했다. 그는 직감적으로 그가 동생의 죽음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동생은 살해당했을지도 모른다.

마다라는 서랍을 뒤져 그 남자의 모습을 상상해 그리도록 한 초상을 꺼내 펼쳤다. 역시, 아니다. 이런 얼굴이 아니었다. 마다라는 초상을 갈기갈기 찢어 방 구석으로 내던졌다. 숨을 몰아쉬던 그는 순간 멈칫했다. 진정해야 한다. 마다라는 눈을 감고 호흡을 가라앉혔다. 계획은, 아직까지 전혀 문제가 없다. 당황할 일도, 흥분할 일도 없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은 급속도로 차가워졌다. 오동나무 장에 걸터앉으며 마다라는 발을 들어 상처가 없는지를 확인하고, 바닥에 굴러다니던 담뱃대를 집어 불을 붙였다. 검푸른 빛을 띤 회색 연기가 난장판이 된 방 안으로 퍼져나갔다. 이렇게 날뛴 것도 오랜만이군. 마다라는 담뱃대를 깊게 빨아들이며 생각했다. 아무 문제 없다. 쿠라마에게서 따로 보고가 오지는 않았으나 그가 『달의 눈』, 그것도 윗대가리 사이에 끼어 있는 것을 안 이상 범위는 분명 좁혀진 것이었다. 그들이 하마츠에서 제대로 역할을 수행해준다면, 더 이상 쓸모가 없을 것이다. 박살낼 명분은 필요 없다. 애초에 그들은 이미 불의 나라로부터 공식적인 범법자 취급을 받고 있으니까. 마다라는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찾을 수 없다면, 모조리 죽여버리면 된다.

 


영주나 다름없는 센쥬 하시라마가 자신의 나지미이니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이전보다는 늘어날 가능성이 컸다. 실무를 처리하는 게 아닌, 그냥 무늬뿐인 감투를 쓰고 있을 자라면 굳이 끌어들일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였겠지만......그는 그런 면에 있어서는 매우 성실했다. 마다라는 그의 얼굴을 잠시 떠올렸지만 이내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그가 직접 『달의 눈』을 토벌하라는 지시를 내린 이상, 세세한 일처리나 조사야 아랫것들이 한다 해도 그 보고는 모두 그에게 올라올 것이다. 남은 것은 자신이 얼마나 그를 잘 다룰 수 있느냐에 달린 것이었다.

 


“밖에 아무도 없느냐?”

“예, 예! 오이란.”

 


마와시 한 명이 머뭇거리며 들어왔다. 방에서 멀찍이 피해있었을 것이 분명한 그는 엉망이 된 방 안을 보고 입을 벌렸다.

 


“치워라.”

 


마다라는 그를 돌아보지도 않고 담배를 피우며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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