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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토/하시마다]Cineraria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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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라, 너......?

 

 

하시라마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마이크를 들고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시라마와 내가 온 곳은 학교 근처에 있는 노래방이었다. 내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하시라마는 카운터에 돈을 냈고 우리는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방으로 들어갔다. 노래방......말로만 들었지 와본 건 처음이었다.  

 

하시라마는 들어오자마자 스트레스는 질러야 풀린다며 내게 마이크를 내밀었다. 하지만 나는 마이크를 받아들기만 한 채 하시라마를 멀뚱멀뚱 바라보고만 있었다. 당황한 것 같은 눈으로 나를 보던 하시라마는 한숨을 쉬었다. 

 

 

대단하다고 해야 할지......뭐라고 해야 할지. 

......그렇게, 이상한 거야?

 

 

하시라마는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 눈 속에는, 약간의 당혹스러움이 있었다. 

 

 

아니, 그런 말은 아니야. 하지만.......보통 스트레스 쌓이거나 당연히 가겠지 하고 생각했거든. 

 

 

하시라마는 내게서 마이크를 받아들었다. 이제 놀란 빛은 얼굴에서 사라지고 부드러운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하시라마는 리모콘으로 번호를 누르며 말했다.  

 

 

그래도 잘 됐네. 이번 기회에 제대로 즐기면 되잖아?  

 

 

불이 꺼지면서 천장에 붙어있던 동그란 등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하시라마는 마이크를 입에 대고 노래를 불렀다. 들어본 적이 없는 노래다. 영어로 된 가사에 발라드풍인 노래. 나는 말없이 하시라마를 지켜보았다. 하시라마다운......노래인가. 하시라마는 뒤에 두 곡의 노래를 더 불렀다. 둘 다 모르는 곡이었지만, 마음을 쓰다듬는 것 같은 느낌의 따뜻한 노래였다.하시라마는 나를 보며 물었다.  

 

 

마다라, 아는 노래 없어? 

없는데......

나 혼자 다 부르면 같이 온 의미가 없잖아. 아무거나 좋으니까 불러 봐.

 

 

애초부터 노래 같은 걸 들은 적은 아르바이트를 할 때밖에 없었다. 나는 그냥 배경음악이라고만 생각하면서 일했고 이따금씩 끌리는 노래가 있어도 제목을 알지 못해 기억할 수 없었다. 나는 탁자 위에 있던 다른 마이크를 들고 고민에 빠졌다.  정말 아는 노래가 없는데......그렇다고 하시라마만 계속 부르게 내버러 둘 수도 없고. 진짜 하나도 없나......? 그래도 하나 정도는 있을 텐데.  

 

 

아......!  

 

 

순간 머릿속에 한 가지 노래가 떠올랐다. 나는 바로 내 앞에 있던 노래 목록 책을 집어들어 펼쳤다. 어디 있지......? 나온 지 얼마 안 됐다고 했으니까, 없을 리는 없는데.  

 

찾았다.

 

 

 

「CINERA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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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좀 앉을까? 

 

 

하시라마가 근처의 벤치를 가리키며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별로 한 건 없는 것 같은데......어쩐지 굉장히 지친 것 같다. 노래방에서 나온 뒤 우리는 오락실로 갔고 거기서 나는 처음으로 게임이란 걸 해봤다. 처음에는 눈이 핑글핑글 도는 것 같아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자기 집 안방인 마냥 소리를 질러대는 놈들도 있어 귀가 아플 정도로 시끄럽기도 했다. 하지만 하시라마의 안내로 하게 된 게임들은 의외로 꽤 재미있었다. 특히 총을 들고 표적을 맞히는 게임 같은 경우에는 너무 집중한 나머지 시간이 가는 것도 모르고 있다가 시계를 보고 나서야 놀라 뛰쳐나왔을 정도였다. 같이 하던 하시라마는 이렇게 잘하는 줄 몰랐다며 웃음을 터뜨렸었다.

 

 

......돈은 나중에 갚을게.  

그런 건 신경쓰지마. 너한텐 다 처음이었잖아.

 

 

그냥 하루 즐겁게 놀았다고 생각해. 하시라마는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그래도 어쩐지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하시라마가 배려해 준다는 건 알지만, 이런 적이 없어서 그런지 이상한 기분이다. 하시라마는 왜 나한테 이렇게까지 해주는 거지. 친구......친구라고 하긴 했지만 친구라고 해서 다 이렇게 하는 건가. 나는 혼란스러웠다.  

 

 

아, 아까 노래방에서 부른 노래 말인데.  

 

 

하시라마가 말했다. 

 

 

들어본 적 없는 곡인데......굉장히 좋았어. 너 휴대폰 컬러링도 그 노래였던 것 같은데, 맞지?  

응.

 

 

나는 휴대폰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화면도 선물 받았을 때 그대로였고 사진도 찍지 않았다. 벨소리나 컬러링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계속 기본 벨소리를 쓰고 있는 걸 안 이즈나는 정색하고는 이런 거 쓰지 말라며 바꿔줬었다.  

 

 

좋아하는 노래야?  

......동생이 공연했던 노래야.

 

 

그러고 보니 하시라마에게는 이즈나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다. 중학교에 다니는 남동생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자 하시라마는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시라마는 자신도 동생이 있다고 말했다.  

   

 

한 살 차이야. 코노하에 다니고.  

 

 

하시라마의 동생에 대한 이야기는 하시라마의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같이 나왔기 때문에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하시라마만큼의 수재는 아니었지만 코노하에서도 상위권의 성적이고, 별로 좋지 않은 방면으로도......유명하다는 이야기는 공공연하게 퍼져 있는 듯 했다.  

 

 

공연은 뭐야? 동생이 뭐 해? 

보컬이야. 학교에서 밴드하고 있어.

 

 

하시라마는 감탄하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설핏 웃었다. 이즈나는 공연한 노래 중에서 그 노래를 가장 좋아했다. 멜로디나 가사도 괜찮지만 제목이 좋아서라고 했던 것 같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그 노래가 가장 좋았다. 이즈나는 이번 공연에서도 그 노래를 부를 거라며 기쁜 듯이 웃었었다. 공연 날짜는 얼마 남지 않았다.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만약 갈 수 있다면  이즈나가 그 노래를 부르기 전에는 도착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한숨을 쉬었다. 하시라마가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왜 그래?  

아니야......아무것도. 그냥 좀, 피곤해서.

그럼 일어나자. 집 어느 쪽이야?

 

 

괜찮다고 말했는데도, 하시라마는 집이 있는 골목까지 따라왔다. 

 

 

괜찮다니까. 내가 여자도 아니고..... 

밤늦게 이런 변두리를 돌아다니면 누구라도 위험할 수 있다고. 저 앞까지만 같이 갈게.

 

 

하시라마는 단호한 빛을 띤 음성으로 말했다. 더 거절해도 효과가 없을 것 같아  한숨을 쉬며 계속 걸었다. 하시라마는 얼굴에 잔잔한 웃음을 띠웠다. 다른 사람과 함께 이 골목을 걸어가는 건 처음이었다. 가로등의 불빛이 깜빡거렸다. 어둠이 내려앉은 골목은 시커먼 윤곽으로 가득했다. 옆에서 걷고 있는 하시라마만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는 것 같았다. 길게 자랐지만 차분한 머리카락이 하시라마의 걸음에 따라 조금씩 흔들린다. 나는 하시라마의 옆얼굴을 가만히 바라봤다.  

 

 

이 녀석은......왜 이렇게 상냥한 거지? 

 

 

아무것도 모르는 나를 데리고 돌아다니는 건 분명 귀찮은 일일 것이다. 답답하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도 하시라마는 내 옆에 있어주고, 여러 가지를 알려주었다. 내 나이 또래들이라면 다 알고 있을, 하지만 나는 모르고 있었던 것들을. 하시라마는 내가 잊고 살아야만 했던 것들을 나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하시라마의 눈이 나를 바라봤다. 나는 말없이 그를 마주보다 시선을 돌렸다.  

집 바로 앞의 골목에서 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하시라마를 돌아봤다.

 

 

오늘......고맙다.  

 

 

하시라마는 어쩐지 의외라는 눈으로 나를 빤히 쳐다봤다.  

 

 

......왜. 

아니, 나는 혹시 네가 재미없어하는 건 아닌가 했거든. 억지로 끌고 온 건가 해서.

 

 

저건 또 무슨 소린가. 나는 약간 어이없는 눈으로 하시라마를 쳐다봤다. 생각할 틈도 안 주고 끌고 온 건 누구였더라. 그보다 재미없었으면 난 도중에 나왔을 거다. 나는 약간 퉁명스럽게 말했다.  

 

 

됐고, 너도 빨리 들어가. 집에서 걱정할 거 아냐. 

 

 

하시라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올라왔던 골목으로 발을 돌렸다. 나는 손을 흔들어주면서 뒤로 돌아섰다. 이즈나에게 문자를 보내놓긴 했지만, 계속 걱정하고 있을 게 틀림없다. 내가 걸음을 떼려는 순간, 하시라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다라! 

 

 

나는 몸을 돌렸다. 멀리서 하시라마가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다음에, 또 보자! 

 

 

나는 피식 웃고는 가볍게 손을 들어올렸다. 가슴이 조금,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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