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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토/나루사스]메아리

 

 

 

 

『사스케!』

 

 

검은 후드 속에 숨겨져 있던 머리카락이 가을바람에 날려 부스럭거린다. 누군가가 자신을 부른 것 같아 뒤를 돌아볼 때마다 맞아주는 것은,얼굴을 쓰다듬는 약간은 차가운 바람과 하늘하늘 가벼이 떨어져 내리는 붉게 물든 나뭇잎들뿐이다. 사스케는 잠깐 동안, 그 공백을 음미했다. 하지만 그는 이내 발걸음을 돌렸다. 발을 움직일 때마다 바삭 바스락, 마른 낙엽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때마침 불어온 산들바람에,위태롭게 머리에 매달려 있던 후드가 벗겨진다. 목까지 내려오는 검은 머리카락과 검은 눈동자가 오후의 나른한 햇빛에 물들어 찰나의 붉은 빛을 머금었다.

 

 

『사스케!』

 

 

사스케는 무표정한 얼굴로 머리와 어깨에 내려앉은 낙엽들을 털어냈다. 그의 귀에는 몇 번이나 그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사스케는 말없이 낙엽을 헤치며 앞으로 걸어나갔다. 그의 눈썹은 일순 화가 난 것처럼, 당황한 것처럼 찌푸려졌지만 금방 원래대로 돌아왔다. 고개를 들어 해가 져가는 쪽을 바라보던 사스케는 좀 더 빠르게 걸었다. 늦을지도 모른다, 라는 생각이 들자 자신도 모르게 서두르게 된다. 한편으로는 늦으면 어떤가, 한다. 어차피 자신은 초대받지 못했고, 그 곳에 오래 머물 생각도 없었다. 그가 그 곳에 가는 이유는 순전히 단 한 가지였다.

 

사스케는 발을 멈췄다. 이제는 완연히 가을숲으로 변한 높은 언덕 아래에,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마을이 있었다. 사스케는 그 자리에 서 조용히 마을의 전경을 바라보았다. 그토록 많은 것이 일어나고 변해버렸는데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이 장소가 그에게는 낯설게 느껴졌다. 이제 이 곳은 더 이상, 자신에게 의미를 갖지 못하는 장소가 되어버렸다.

 

 

 

 

 

 

 

 

 

나루토, 너 자꾸 멍때리고 있을 거야?

......아, 미안!

 

 

사쿠라는 한숨을 쉬며 허리에 손을 짚었다.

 

 

난 네가 방방 뛰면서 좋아할 줄 알았다구. 기쁘지 않은 거야?

당연히 기쁘지! 엄청 기쁘다니깐.....그렇지만 나도 이젠 어린애가 아니니까.

 

 

사쿠라는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나루토의 어깨를 퍽 때렸다.

 

 

바보! 오늘 같은 날은 그래도 된다고!

 

 

네 꿈이 이뤄지는 날이잖아. 사쿠라는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나루토는 부루퉁한 얼굴로 그녀를 흘겨보며 얼얼해진 어깨를 주물렀다. 사쿠라가 나간 후, 나루토는 방 침대로 몸을 돌렸다. 침대 위에는 6대 호카게, 라고 쓰인 흰 옷이 놓여 있었다.

 

 

진짜, 되어버렸다니깐......

 

 

옷을 손에 쥐며 나루토는,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어젯밤에는 한숨도 자지 못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기억과 추억, 사람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떠올려도 떠올려도 끝이 없는 기억들을 흘려보내면서 나루토는 자신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났던가를 새삼 놀랍고, 기쁘게 받아들였다. 자신이라는 존재가 이토록 다른 사람들의 인생에서 소중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나루토의 시선이, 침대 머리맡에 놓여진 서클렛으로 향했다. 하지만 어떤 사람과의 어떤 추억을 떠올려도 그 기억의 처음, 그 기억의 끝에는 언제나 한 사람만이 있었다.

 

 

......사스케.

 

 

네가 오늘 내 옆에 있어주기를 얼마나 바랐는지......너는 알고 있을까? 나루토는 쓰게 웃었다. 아아, 또다. 사스케라는 이름만 떠올려도, 많고 많았던 어린 시절의 추억 한 조각만 슬쩍 들어내도 그 시절의 추억이, 사스케와 보냈던 그 시절의 모든 것이 송두리째 자신을 뒤흔들어 버린다. 그곳에는 망설임없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자신이 있었다. 사스케의 손을 잡고 숲 속으로 달음박질치던 자신이 있었다. 나루토는 침대에 누워 천장으로 손을 뻗었다. 사스케. 나 좀 이상한 것 같아. 난 지금 호카게가 되려고 하는데, 내 꿈이 막 이뤄지려고 하는데......그렇게 기쁘지가 않아. 진짜, 엄청 기뻐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루토는 얼굴을 돌려 서클렛을 쳐다봤다. 서클렛의 차가운 감촉이 손에 닿았다.

 

 

있잖아, 사스케. 넌 왜 나한테 와 주지 않는 거야?

 

 

전쟁이 끝난 후 사스케는 모습을 감췄다. 나루토가 그를 돌아봤을 때, 전장에서 그의 흔적은 사라져 있었다. 그는 어디로도 돌아가지 않았다. 나뭇잎에도, 오로치마루에게도. 그는 한 마디 말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나루토는 그를 만나려 애썼지만, 그의 행방은 묘연했다. 매의 동료였던 스이게츠나 쥬고도 그가 있는 곳은 알지 못했다. 찾아서 어쩔 생각이야? 그들은 물었다. 나뭇잎에 데리고 가겠다는 정신나간 생각을 하는 건 아니겠지. 스이게츠가 말했다. 그냥 좀 내버러 둬. 이제 문제 일으킬 일도 없잖아? 무사하면 어떻게든 잘 살겠지. 쥬고는 사스케가 돌아가는 일은 없을 거라고 말했다. 나는 이미 알고 있었던 그 사실을, 괴롭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가 내 옆에 있을 일은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나뭇잎으로 돌아오기에, 그가 안고 있는 상처들은 너무 많았다. 괴로움과 절규로 얼룩진 그를 만들어낸 것은 나뭇잎의 어둠이었다. 전쟁이 끝나도,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는다. 우치하에 대한 숨겨진 비난의 시선과 그를 위험천만한 범법자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인식은 그대로였다. 그는 이미 그 사실들을 모두 알고 있었으리라. 그래서, 그렇게도 담담하게, 조용하게 혼자 떠나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나루토는 서클렛을 세게 움켜쥐었다. 그렇지만, 사스케......

 

 

여기에 돌아오지는 않더라도, 가끔씩은 보러 올 수 있는 거잖아.

 

 

날 보러 와 줄 수도 있는 거잖아. 편지도 할 수 있을 거고, 어디 있는지 알려주기라도 하면 내가 찾아갈 수 있잖아. 적어도 어떻게 지내는지,잘 지내는지 정도는 말해줄 수 있지 않아? 왜 나한테 아무 말도 해주지 않는 거야, 응? 사스케......나루토는 그렇게 뇌까렸다. 네가 싫다면, 정말로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으면, 더 이상 마을로 들어오라는 말 안할게. 한 번이라도 좋으니까 내 앞에 와 줬으면 좋겠다니깐......그래야 뭐라도 이야기를 할 거 아니야.

 

 

 

나는, 이렇게도 널 보고 싶은데.

 

네가 보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머릿속에 남아있는 사스케의 모습은 더욱 생생하게만 변해갔다. 어린시절의 사스케가 자신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본 것 같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적도 있었다. 어느 때는 그 날, 사라졌던 모습 그대로 꿈에 나타나기도 했다. 그 꿈이 너무나도 뚜렷해서, 마치 현실인 것만 같아서, 달려가 끌어안으려고 하면 그는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리곤 했다. 나루토는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축하의 말은 기대도 하지 않는다. 그냥, 잠깐만이라도, 얼굴을 비춰주면, 잘 지내고 있다는 것만 보여주면 충분했다. 아니, 아니다.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잠깐,아주 잠깐만 얘기를 할 수 있다면.

 

 

나루토!

......!

이제 나와라. 다들 기다리고 있어.

 

 

나루토는 느릿하게 몸을 일으켰다. 문 밖에 서 있는 카카시에게, 먼저 가 있으라고 말하자 인기척이 멀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나루토는 문 쪽이 아닌 창가로 다가갔다. 열려 있는 창문 사이로, 낙엽 냄새가 섞인 가을의 내음이 코를 건드렸다. 나루토의 머릿속에는 갈색 낙옆의 융단이 깔린 부드러운 가을숲의 정경이 그려졌다. 약간의 탄내와 타닥거리는 모닥불 소리, 달콤한 향기가 생각났다. 사스케와 함께 했던 행복한 추억 중 한 가지의 추억이, 그곳에 있었다.

 

 

 

 

 

 

 

 

 

사스케~~~

......

사스케에에에에~~~

 

 

 

그는 고개를 돌린 채 계속 내 부름을 무시했다. 하지만 찌푸려진 이마와 짜증으로 떨리고 있는 눈썹을 보니 조금만 더 하면 돌아봐줄 것 같았다. 나루토는 사스케가 올라가 있는 나무 밑에서 줄기차게 이름을 불러댔다. 결국 참다 못한 사스케는 소리를 버럭 질렀다.

 

 

이 천둥벌거숭이가!!! 귀찮게 하지 마!!

수련하고 있던 것도 아니면서 폼 재기는......낮잠 자고 있던 거 다 알아.

......누가 잤다는 거냐.

됐고, 잠 깼으면 내려오라니깐.

 

 

나루토는 양 손에 들고 있던 고구마를 들어보이며 헤헤 웃었다. 나무에서 훌쩍 뛰어내린 사스케는 어이없는 눈으로 나루토를 응시했다. 빨리빨리 오라니깐, 사스케! 나루토는 사스케를 붙잡고 가까운 곳에 피워놓은 모닥불 앞으로 달려갔다. 빨갛게 타오르는 모닥불 앞에는 꼬챙이에 끼워진 고구마와 감자가 보였다.

 

 

.....이건 다 뭐냐?

이루카 선생님한테 받은 거. 아~ 이런 거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다니깐.

 

 

사스케는 기가 찬다는 표정으로 나루토를 보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나루토가 낙엽이 깔려있는 옆자리를 탁탁 두드리자, 사스케는 못마땅하다는 듯이 표정을 구기다 자리에 앉았다. 나루토는 꼬챙이를 돌리며 콧노래를 불렀다. 얼마 안 가 두 사람의 주변에는 달큰한 향기가 퍼져나갔다.

 

 

맛있는 냄새......다 익었나봐!

야, 아직 먹지 마!

 

 

고구마를 한 입 크게 베어물자마자 나루토는 고구마 조각들을 푸 뱉어내며 연신 기침을 했다. 사스케가 나루토의 등짝을 후려쳤다.

 

 

이 멍청아, 누가 뜨거운 걸 그렇게 막 먹어! 게다가 이거 속이 안 익었을 수도 있단 말이야!

콜록, 콜록......

 

 

하여간 이 천둥벌거숭이......사스케는 성가시다는 듯이 말하면서도 옆에 있던 꼬챙이를 집어들어 구워지고 있던 고구마들을 하나 하나 찔렀다. 사스케는 불 옆에 있던 꼬챙이 하나를 들어 나루토에게 내밀었다. 나루토는 고구마 껍질을 벗기며 연기가 가시도록 후후 불었다. 달콤한 군고구마 냄새는 무척이나 기분좋았다.

 

 

사스케.

......왜.

야, 너 얼굴에......

 

 

나루토는 고구마를 먹던 사스케의 얼굴을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사스케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하다 순간 얼굴을 팍 구겼다.

 

 

사스케 입가가 검댕투성이라니......아, 이거 사진으로 찍어야 되는데!

닥쳐. 네 얼굴은 덜한 거 같냐? 이거 봐!

아야! 아야야야, 잡아당기지 말라니깐, 사스케!!! 아파!!

아직도 웃음이 나와?

아야야!!! 사스케, 그만하라니깐!!!

 

 

 

 

 

 

 

 

 

그 때도, 가을이었다.

 

 

황금빛의 나뭇잎들이 소리없이 떨어지는 숲에서, 자신과 나루토는 그런 시시한 것으로 투닥거렸었다. 아직 자신이 복수에 눈이 멀지 않고 그가 자신에게 씌워진 굴레의 무거움을 느끼기 전에, 우리들은 그렇게도 그리운 시간을 보냈다. 그 때의 자신은 이 마을에, 나뭇잎에 있었다.

 

 

 

한 때는.

 

 

그는 생각했다.

 

 

한 때는, 그렇게도 이 곳을 사랑했었다.

이 마을에서 자신은 태어났고, 자라고, 웃었고, 행복했었다.

 

 

이 곳에서 죽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네가 있었기에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다.

 

 

 

사스케는 후드를 깊게 눌러썼다. 나무 위로 이동하다 보니 후드가 펄럭거려 벗겨지기 십상이었다. 붉은 햇살이 발을 드리운 잎들 사이로, 호카게 관저가 보였다. 가슴이 쿵쿵거리며 뛰었다. 구름처럼 몰려든 사람들 속에서, 낯익은 인영들을 눈에 담는다. 이윽고 관저 밑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한 남자를 발견한다.

 

 

찾았다.

 

 

따스한 주황빛과 어우러져 눈부시게 빛나는 금발이 보였다. 떨어지기 전의 낙엽, 정오의 햇빛을 받아 황금빛을 내는 나뭇잎의 색. 그리고 그 밑에 자리한 푸른색의 눈동자. 사스케는 미동없이 그를 내려다보았다. 인파 속에서도 그는 선명하게 빛나고 있다. 자신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그가 입고 있는 흰색 상의 뒤에는, 6대 호카게라는 글자가 뚜렷하게 수놓아져 있었다. 사스케는 나루토가 츠나데에게서 호카게의 상징인 모자를 받는 것을, 몸을 일으켜 사람들을 돌아보는 것을, 숨을 죽이고 있던 사람들이 마을이 떠나가라 환호를 하는 것을 지켜보았다.박수를 치고 휘파람을 부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루토는 어색한 듯이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그는 예의 그 얼빠진 웃음을 지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보였다. 어딘가 힘이 빠진 듯한 그 미소가 눈에 거슬렸다.

 

 

왜 그렇게 웃지?

네가 그렇게도 원하던 걸 손에 넣었잖아.

 

 

웃어.

 

그게 네가 가장 잘 하는 거잖아, 천둥벌거숭이.

 

 

그 때처럼 웃어 보란 말이다.

 

 

나는, 네 그 웃는 낯짝을 보러 왔다고.

 

 

 

그 얼굴을 보면, 가슴에 남아있던 엉킨 실타래가 풀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직도 심장 어딘가에 연결되어 있는 이 지긋지긋한 사슬을 끊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직도 너는 나를 사랑한다고 말할까.

 

 

우습게도, 너는 내게 한 번도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없었다. 너는 내 앞에서라면 항상 입을 다물고 있었다. 마치 그게 최후의 보루라도 되는 양, 반드시 지켜야 하는 신념이라도 되는 양, 그렇게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너는 온몸으로 내게 말했다. 눈짓으로, 행동으로......목소리로.

 

 

『사스케!!』

 

 

그 외침 한 번으로도 나는 네 마음을 알 수 있었다. 내 이름을 부르는 것이 네게는 사랑고백이었고 애타는 만류였다. 하지만 나는 네게 대답하지 않았다. 내가 그 마음을 눈치챈 것조차 모르고 있었던 너에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쩌면 나도 너를 사랑했는지도 모른다.

 

 

그런 말도 이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에게 끌렸던, 그와 함께 황금빛 숲에서 추억을 나눴던 자신은 이미 오래 전에 죽었다. 그 대신 복수를 선택한 그 순간, 과거의 자신은 죽은 것이다. 아니, 그것은 차라리 사형선고에 가까웠다. 사랑에 목말라서, 닿지 않는 사랑을, 스스로 쳐낸 사랑을 갈구하다 결국엔 말라죽어버린다. 복수에 모든 것을 내맡긴 자신은, 더 이상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없게 되었다. 무뎌질 대로 무뎌진 감정은 공허와 다름없는 구멍을 가슴에 남겼다. 모든 것이 끝나도, 되돌릴 수 없는 것이 있는 법이다. 과거와 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사스케는 눈을 감았다.

 

 

만약 내가 몸을 조금만 더 기울인다면, 너는 틀림없이 나를 돌아보겠지.

그 때처럼, 너는 밝게 웃으면서 내 이름을 부르겠지.

 

 

『사스케.』

 

 

가슴이 지끈거린다. 하지만 그것 역시 한 순간의 희미한  통증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나루토가 아무리 자신을 사랑한다 말해도, 자신은 그 마음에 답해줄 수 없으리라는 사실을 안다. 사스케는 지나왔던 길을 향해 몸을 돌렸다. 마지막으로 봤던 타는 듯이 빛나는 머리카락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사스케는 붉은 숲으로 달렸다. 해질녘의 숲은 여전히 황금빛이었다. 머릿속에 남아 있는 잔상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이 숲을 지나고 나면 결국에는 사라질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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