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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토/하시마다]Cineraria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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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나는 코노하 고등학교의 입학 허가서를 받았고 이즈나는 무척이나 기뻐했다. 이즈나는 이제 막 목발을 짚고 걷는 연습을 시작한 참이었다.

   

 

코노하 고등학교라면 다들 명문이라고 하는 학교잖아......! 하긴, 형이 거기가 아니면 어딜 들어갔겠어?

   

 

이즈나는 장난스럽게 말했다. 계속 누워있던 탓에 체력이 많이 떨어졌는지, 이즈나는 걷는 연습을 할 때 자주 쉬어야 했다. 병원 복도의 의자에 앉은 이즈나는 허가서와 같이 딸려온 종이를 몇 번이나 자랑스럽다는 듯 들여다보았다.

   

 

.......입학 수석은 대체 어떤 괴물인걸까......?

 

 

이즈나가 생각에 잠긴 듯이 중얼거렸다.

   

 

그렇잖아! 형 같은 사람이 있는데 차석이라니. 난 솔직히 형이 수석으로 들어갔을 줄 알았는걸.

   

 

나는 이즈나가 들고 있던 종이를 다시 받아들었다. 사실 나도 실망까지는 아니지만 좀 이상하게 생각하긴 했었다. 내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는 옆에서 지켜본 이즈나가 가장 잘 알고 있다. 게으르다는 이야기가 절대 나오지 않을 정도로는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수업의 흐름을 따라잡을 수 있을 정도가 된 다음부터, 톱을 놓친 적은 거의 없었다. 그런 점은 스스로도 자부심을 느끼고 있던 터였다.

   

 

틀림없이 괴물일거야. 무지막지한 공부벌레일 게 틀림없어. 형, 그 사람 완전 이상하게 생기지 않았을까? 책을 너무 많이 봐서 허리가 이렇게 굽었다든가........아니면 눈알이 밖으로 이만큼 빠져나와 있는 사람일지도 몰라.

   

 

이즈나는 손을 움직여가며 열성적으로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생기진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만.......그건 사람이기 이전에 외계인 수준......아니, 그럴 수도 있나......?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괴물의 모습에 나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나를 바라보고 있던 이즈나가 웃음을 터뜨리며 다가와 나를 꼭 안았다.

   

 

축하해, 형. 이제 정말 고등학생 되는 거네.

   

 

나는 말없이 이즈나의 머리카락만 쓰다듬고 있었다. 이즈나는 팔을 풀고 의아한 듯이 내 얼굴을 쳐다보았다.

   

 

형......왜 그래, 기쁘지 않아?

아니야. 기뻐.

거짓말. 형 얼굴은 그렇게 기뻐보이지 않는데?

   

 

이즈나가 걱정스러운 듯이 말했다. 얼굴에 드러난건가......나는 떠오른 대로 대충 둘러댔다.

   

 

그냥,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나 고민하던 중이었어. 있을 곳이 생기긴 했지만, 생활비는 따로 벌어야 하니까.

   

 

사실 뜬금없는 소리는 아니었다. 그 남자가 제공한 것은 집, 그리고 이즈나가 이 병원에 입원해 있을 동안의 입원비가 전부다. 그 외에 필요한 돈은 전부 내가 벌어야만 했다. 중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했기 때문에 경험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틀림없이 그 때와는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이즈나도 퇴원하면 중학교에 다녀야 했다. 머릿속으로 대충 생각해봤을 때도 상당히 벅찬 액수가 나왔다. 이즈나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눈에 띠게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형, 난......대학 못 가겠지?

   

 

나는 고개를 돌려 이즈나의 얼굴을 쳐다봤다. 풀이 죽어있는 이즈나의 얼굴은 이미 체념해버린 것처럼 보였다. 미성년자 둘이 후견인도 없이 살아야 하는 상황에서, 두 사람이 모두 대학에 가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한 사람이 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네가 가고 싶다면 가면 되는거야, 이즈나.

   

 

하지만 나는 이즈나가 공부를 더 하고 싶어한다면 기꺼이 뒷바라지를 해 줄 생각이었다. 피곤하고 빡빡한 스케줄이 꽉 채워진 시간을 거의 매일 보내게 되겠지만, 이즈나가 원한다면 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난 형이 고생하는 거 보고 싶지 않아......

그런 건 신경 쓸 필요 없어.

그래도......형이 힘들어지는 건 싫어. 나도 대학을 가고 싶긴 하지만, 그것보다 형이 대학에 가는 걸 더 보고 싶어.

   

 

이즈나는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형은 똑똑하잖아. 형이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어.

이즈나......

만약 이렇게 걷는 데 익숙해지면, 바로 학교 나갈게. 나도 열심히 공부할 거야......형이 부끄럽지 않을 만큼. 난 형이 형 공부에 집중했으면 좋겠어.

   

 

이즈나는 싱긋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이즈나의 뒤로 보이는 침대 옆 사물함 위에는 책들과 필기한 노트들이 위태롭게 쌓여 있었다. 간호사는 걷는 연습을 할 때 말고는 거의 책을 본다고 했었지......나는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는 것을 느꼈다. 움직일 수 있는 다리를 앞뒤로 흔들면서 장난을 치고 있던 이즈나가 나를 보며 물었다.

   

 

그런데 형은 뭐가 되고 싶어?

   

 

갑작스러운 질문에 나는 순간적으로 할 말을 잊은 채 이즈나를 쳐다봤다. 이즈나는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형은 뭐든 잘 어울릴텐데.......아냐, 그래도 가장 잘 어울리는 거 없나......? 검사, 변호사? 아니면 군인도 괜찮을 것 같은데......

......

   

 

나는 당황한 얼굴로 이즈나를 바라보았다. 이즈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랍다는 듯이 물었다.

   

 

형 설마......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어? 난 형이 뭔가 되고 싶은 게 있으니까 그렇게 열심히 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되고 싶은......것이라. 정말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 스스로도 당황스러웠다. 공부를 열심히 한 건 딱히 되고 싶은 것이나 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는 아니었다. 그냥 공부를 할 때 이것저것 궁리해가면서 몸을 움직이다 보면 눈 앞에 있는 책이 재미있어질 때가 있었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나오면 어째서인지 오기가 생겨 책을 놓을 수 없었고, 그렇게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 뭔가 깨닫게 되면 기분이 무척 좋아졌다. 공부하는 데 굳이 이유를 붙이자면 그런 소소하다면 소소하다고 할 수 있는 재미였다. 특별히 어떤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난......뭐가 되고 싶은 거지?

   

 

처음으로 자신에게 던져보는 질문이었다. 분명 중요한 문제인 것은 확실했지만, 일상에 적응하는 것만으로도 벅차 신경도 쓰지 못했던 것이다. 한참을 생각해봤지만 너무 갑작스러워서인지 당장은 떠오르는 게 없었다. 머리가 텅 비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형?

......아, 음.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나를 본 이즈나는 걱정할 것 없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너무 그렇게 고민하지는 마, 형. 나도 학교에서 들었는데, 그거 확실히 정하는 거 쉽지 않대.

그래......?

   

 

내가 멍하니 반문하자, 이즈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나중에 정말 형이 하고 싶은 게 생기면, 그 때 나한테 말해줘.

......

난 전력으로 형을 도와줄테니까!

   

 

이즈나가 양손을 불끈 쥐며 말했다. 나는 피식 웃었다. 이즈나는 정말인데-형 너무해ㅡ라고 말하면서 부루퉁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이즈나를 다독여주었다.

   

 

아무래도, 고민해야 할 것이 하나 더 늘어난 듯 싶다. 

그것도 아주 중요한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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